밀레이 여당 승리로 아르헨 페소 급락세 멈출까...전문가 시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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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26일(현지시간) 치러진 아르헨티나 중간선거에서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이 이끄는 여당 '자유전진당(La Libertad Avanza)'이 압승을 거두면서, 27일 개장하는 아르헨티나 금융시장에서 주식과 국채가 강세를 보일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올 들어 급락세를 탔던 아르헨티나 페소 가치도 반등의 발판을 마련할지 주목된다.
이날 상·하원 선거에서 90%가량 개표한 상황에서 자유전진당이 40.85%, 제1야당 페론주의 연합이 24.85% 각각 득표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특히 부에노스아이레스주에서 자유전진당이 41.5%를 득표해 40.8%에 그친 페론주의 연합을 제쳤다. 오랜 기간 야권 텃밭이었던 지역에서의 승리로, 정치적 지형이 크게 바뀌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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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중간선거날 취재진을 향해 윙크하는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번 선거에서는 하원 전체 257명 중 절반인 127명, 상원 전체 72명의 3분의 1인 24명을 선출하는데, 현지 언론들은 하원의 경우 자유전진당이 127석 중 최소 64석, 페론주의 야당이 31석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개표 종료 후에 정확한 의석 분포를 알 수 있게 되지만, 전문가들은 자유전진당이 이번 선거에서 35%만 득표해도 밀레이 정부 국정 운영에 지장이 없을 것으로 내다봤었다.
이번 선거에서 여당이 예상보다 약진하면서 하원 선거 대상이 아니었던 나머지 130석 중 이미 확보한 의석까지 합하면 하원 전체 의석의 3분의 1인 86석이란 '매직 넘버'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원 86석은 야권의 단독 입법을 견제하고 정부 입법안에 대한 야당의 부결 시도를 막기 위해 필요한 최소 의석 수다.
시장에서는 이번 선거 승리가 유권자들이 밀레이 대통령의 자유시장 개혁과 대규모 긴축정책에 힘을 실은 결과로 보고 있다.
밀레이 정부는 자유시장 개혁과 대규모 긴축정책을 통해 월간 물가상승률을 두 자릿수에서 2%대로 낮추고, 재정 흑자 전환 및 광범위한 규제 완화를 이뤄내며 시장의 신뢰를 회복해왔다.
다만 복지 삭감에 따른 민심 이반과 여동생이자 비서실장인 카리나 밀레이를 둘러싼 부패 의혹으로 지지율이 흔들린 바 있다.
이번 승리로 밀레이 대통령은 대규모 규제 완화, 조세·노동·연금 개혁 등 광범위한 구조 개혁을 보다 신속히 추진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UBS글로벌자산운용의 알레호 체르원코 신흥시장 아메리카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이번 결과는 시장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긍정적"이라며 "아르헨티나 자산이 정치적 안정, 친시장 개혁, 미국의 강력한 지원 덕분에 재평가 국면에 들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브라이언 제이콥슨 애넥스웰스매니지먼트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이번 결과는 '모든 자산이 오르는 랠리(everything rally)'를 촉발할 수 있다"며 "달러 표시 아르헨티나 국채 가격이 연초 기록한 고점에 재도전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투자자들의 관심은 미국의 400억 달러(약 57조 원) 규모 금융지원 약속에 쏠려 있다. 미국 정부는 200억 달러 중앙은행 통화스와프 협정과 200억 달러 부채매입·대출 프로그램을 통해 밀레이 정부의 개혁을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여당의 이번 선거 승리를 금융지원 조건으로 제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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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르헨티나 페소화 지폐 [사진=로이터] |
그간 아르헨티나 금융시장은 선거 전까지 극심한 변동성을 겪어왔다. 밀레이 여당이 지난달 부에노스아이레스주 지방선거에서 예상보다 부진한 성적을 거둔 뒤 채권·주식·통화 모두 출렁였다. 아르헨티나의 달러 표시 국채 가격은 올해 들어 10% 가까이 내렸고, 아르헨티나 증시 벤치마크인 메르발 지수도 연초 사상 최고치 대비 30% 가까이 하락한 상태다.
페소화는 4월 중순 외환통제 일부 해제 이후 25%, 연초 이후로는 30% 가까이 하락했다. 9월 말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이 지원 계획을 발표한 직후 일시적으로 10% 넘게 반등했지만, 이달 들어 다시 약세로 돌아서며 지난 24일 달러당 1,491.50페소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선거 결과로 정치 불확실성이 줄어든 만큼, 외국인 자금이 다시 유입되고 단기적으로 페소화의 반등과 국채·주식의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 차기 전국선거가 2027년에 예정돼 있어, 당분간 '선거 리스크'도 해소됐기 때문이다.
코페이(Corpay)의 칼 샤모타 수석전략가는 "예상보다 큰 여당의 승리가 페소화 강세를 촉발하고, 향후 개혁 실행에 속도를 붙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페소화는 지난 4월 중순 국제통화기금(IMF)와의 200억 달러 차관 합의에 따라 확대 변동환율 밴드제로 운영되고 있다. 루이스 카푸토 재무장관은 선거 전까지 현 제도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지만, 미 재무부와 아르헨티나 재무부의 시장 개입에도 통화 가치는 여전히 하락 압력을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승리로 개혁 추진 여건은 개선됐지만, 외환제도 개편과 외환보유액 확충이 병행되지 않으면 페소화 불안은 재연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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