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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연준, 대형 은행 자본 규제 완화 초안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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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미국 대형 은행에 대한 자본 규제를 기존에 제시된 방식보다 훨씬 더 완화하는데 무게를 두고 있다. 업계는 미국 은행들의 자본 요건 부담이 일부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연준은 최근 대형 은행에 대한 자본 요구 수준을 완하하는 수정안을 다른 금융 규제 당국에 공유했다. 이 방안은 조 바이든 전 행정부 시절 제안됐던 '바젤 III 엔드게임(Basel III Endgame)' 규제안을 대폭 완화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바젤 III는 2007~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은행 시스템의 안정성을 강화하기 위해 국제결제은행(BIS) 산하 바젤은행감독위원회(BCBS)가 2010년에 발표한 국제 자본규제 기준이다. 기존의 바젤 I·II 체계가 위기 시 손실 흡수 능력과 유동성 안전장치 면에서 한계가 있다는 비판을 받으면서, 이를 보완하기 위한 새로운 규제 체계로 설계됐다.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들은 연준의 새 초안이 대형 은행들의 총자본 요건을 평균 3~7% 정도만 높이는 수준으로 조정안을 포함했다고 전했다. 이는 지난 2023년 제안됐던 19% 인상안이나 지난해 논의된 9% 인상안보다 크게 완화된 수치다.

특히 트레이딩 포트폴리오가 큰 은행의 경우 새 기준에 따라 자본 요건이 오히려 줄어들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셸 보먼 연준 금융 감독 담당 부의장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규제 완화안 초안은 오는 2026년 1분기 중 공개될 수 있다.

연준은 또 중형 은행이 일정 조건을 충족할 경우 완화된 규정 적용에서 제외할 수 있는 방식도 논의 중이다. 연준과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통화감독청(OCC) 등 주요 규제 기관 간 조율은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지만, 전반적인 방향성에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대형 은행들은 최근 규제 완화 기대감 속에서 배당과 자사주 매입을 늘리며 시장의 신뢰 회복을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상위 6개 은행(JP모건 체이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 시티그룹, 웰스파고,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은 지난 3분기에만 전년 대비 75% 급증한 270억 달러(약 38조 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수정안은 트레이딩과 자산 관리, 투자은행(IB) 활동과 관련된 리스크(risk, 위험)를 측정하는 시장 위험 평가 방식을 손질하는데 무게를 두고 있다.

업계는 이번 개정안이 최종 확정될 경우 미국 은행들이 글로벌 경쟁사들보다 불리했던 자본 비율 문제를 부분적으로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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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 보먼 미 연방준비제도 이사 [사진=로이터 뉴스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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