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티센크루프, 잠수함 사업 부문 분사·상장… 라인메탈과 치열한 경쟁 예고
컨텐츠 정보
- 81 조회
- 21 추천
- 목록
본문
[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독일의 산업·철강 그룹인 티센크루프가 잠수함 제조 부문인 티센크루프 마린 시스템즈(TKMS)를 분사해 20일(현지 시간) 프랑크푸르트 증시에 상장한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이날 보도했다.
티센크루프는 TKMS 지분 51%를 계속 보유할 예정이며, 기존 주주들에게는 20대 1의 비율로 TKMS 주식을 나눠줄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티센크루프는 자동차 부품, 전해조, 철강 등 5개 핵심 부문의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 |
티센크루프 로고 [사진=로이터 뉴스핌] |
리서치 그룹 에이전시 파트너스의 애널리스트 사시 투사는 "지난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이후 방위비 지출이 급증하고 있는 유럽의 안보 상황을 감안할 때, TKMS의 분사와 상장은 최적기라고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유럽 방산 주가는 러시아의 침공 이후 6배나 올랐다"고 했다.
TKMS는 전함과 해군 전자 시스템, 잠수함 등을 제작하고 있으며 독일 최대 조선소인 킬(Kiel) 조선소를 보유하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TKMS 가치를 약 30억 유로로 평가하고 있다.
TKMS의 상장 결정은 미국 사모펀드 칼라일이 과반 지분 인수 협상에서 철수한 지 1년 만에 이뤄졌다. 당시 독일 정부는 안보상 핵심 기업의 외국 사모펀드 지배를 우려했다.
독일 정부는 TKMS 지분 참여 의사를 밝히고 있다.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국방장관은 "(잠수함 제조의) 전문성과 일자리를 독일에 유지하기 위해 국가가 참여해야 한다"며 "투자 규모와 시기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TKMS의 수주 잔고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급증해 현재 186억 유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에는 독일 해군이 발주한 잠수함 4척도 포함돼 있다.
그외 캐나다와 폴란드의 잠수함 건조 계약을 두고 한국의 한화오션 등 글로벌 경쟁자들과 경합 중이다.
![]() |
미국의 전략핵잠수함 켄터키함(SSBN 737)이 2022년 6월 15일 사거리 1만2000㎞ 이상의 SLBM '트라이던트-2 D5'를 시험 발사하고 있다. 핵미사일 1기당 8∼12개의 다탄두를 장착한다. [사진=미 해군] |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애널리스트 벤저민 힐런은 "유럽의 해상 방산 분야에서 상당한 모멘텀이 형성되고 있다"며 "지난 2~3년간 방위비 지출은 주로 육상 전력에 집중됐지만, 이제 해상에서의 '강력한 전력(hard power)' 필요성을 인식하며 전략적 전환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유럽의 다수 수상함이 노후화되어 새로운 발주가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TKMS의 분사와 상장으로 독일의 해상 방산에서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전차 및 탄약 제조 대기업인 라인메탈이 지난달 조선소 4곳을 보유한 뤼르센 그룹의 함정 제조 부문을 인수했다. 라인메탈의 독일에 해군 강자를 구축하겠다고 선언했다.
에이전시 파트너스의 투사는 "라인메탈이 시장에 진입한 상황에서 TKMS에 너무 많은 비중을 두는 것은 조심스러운 일"이라며 "라인메탈의 함정 부문 진출은 사실상 독일 내 시장 점유율을 빼앗기 위한 움직임이며, TKMS의 점유율을 잠식하려는 시도"라고 말했다.
관련자료
-
이전
-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