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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고위급 말레이시아 회담...APEC 앞둔 최종 조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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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중국이 자국 희토류 수출통제를 강화하고 미국이 100% 추가 관세 부과를 예고하면서 미중 무역갈등이 재점화 된 가운데 미중 고위급 회담이 이번 주 열린다.

지난 17일(현지시간)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은 백악관에서 열린 미-우크라이나 정상회담에서 자신의 대화 상대인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와 이날 저녁 8시 30분~9시께 전화로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라며, "이후 그와 나, 그리고 양국 대표단이 내일부터 일주일 뒤에 말레이시아에서 만나 두 정상의 회담을 준비할 것"이라고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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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5월 10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미중 고위급 회담에서 악수하는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좌)과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의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미중 경제 수장은 실제로 그날 화상 회의를 했다. 통화 후 베선트 장관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양국 무역에 관해 솔직하고 상세한 논의를 나누었다"며 "다음주 직접 만나 논의를 이어갈 것"이라고 해 미중 경제 수장 간 말레이시아 회담 일정을 확정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허 부총리가 베선트 재무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화상 통화를 했다며, "양국 경제 및 무역 관계의 주요 문제에 대해 솔직하고 심도 있고 건설적인 논의"를 했고, 가능한 한 빨리 새로운 라운드의 무역 회담을 열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고위급 회담은 이달 말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에이펙) 정상회의를 계기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회담을 앞두고 진행된다. 그간의 무역갈등을 해소하고, 미중 정상회담에서 양국이 발표할 합의 내용을 최종 조율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쟁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우선 미국은 중국의 희토류 광물 및 자석 수출통제 강화에 따른 양국 간 갈등의 책임을 중국에 돌리고 있다. 반면 중국은 미국 상원이 인공지능(AI)용 반도체의 중국 수출을 전면적으로 제한하는 법안을 통과시킨 것을 갈등의 씨앗으로 지목하고 있다.

미국은 중국이 시정하지 않는다면 내달(11월1일)부터 중국산 제품에 대한 100% 관세 부과와 핵심 소프트웨어 수출 통제를 예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6일 녹화된 폭스비즈니스 인터뷰에서 중국에 추가 관세 부과 예고는 불가피한 결정이었다면서도 "지속은 불가능하다"며 유화적인 메시지를 내놨지만, 중국이 희토류 수출통제 발표를 번복할지는 미지수다.

여기에 미국이 고율 관세 부과를 예고하자, 중국은 한발 더 나가 고급 리튬 이온 배터리와 인조 다이아몬트 수출 통제도 검토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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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사진=블룸버그]

미·중 상호 선박에 대한 입항 수수료 부과와 중국의 미국산 대두 수입 중단 문제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올해 초부터 미국산 대두 수입을 전면 중단한 것에 대응해 중국산 식용유 및 다른 교역 품목과 관련된 중국과의 사업 관계를 단절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산 대두는 한때 60% 이상을 대두 최대 수입국인 중국이 구매해온 품목으로, 올 가을 작황이 좋을 것으로 예상돼 중국이 사가지 않는다면 가격 폭락이 예상된다. 대두 농가는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이어서 그가 중국의 수입 중단 고집을 '정치적 공격'으로 받아 들이는 이유다.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중재도 미중 정상 간 의제가 될 전망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해선 강력한 압박이 필요하다는 게 외교·안보 전문가들의 지배적 견해인 가운데 중국은 러시아의 최대 경제·외교 후원국이다.

트럼프 1기 때 우크라이나 특사를 지낸 커트 볼커 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대사도 "중국이 자국 이익을 위해 러시아에 전쟁 종식을 요구하는 시점이 온다면, 그건 매우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아직 그 단계에는 이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미중 고위급 회담이 단순한 사전 실무 협의가 아니라, 미중 관계의 향배를 가늠할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말레이시아 회담이 '갈등의 봉합점'이 될지, 아니면 'APEC 정상회담을 앞둔 마지막 신경전'으로 그칠지 이목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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