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디의 아세안 정상회의 불참 이유는 트럼프...파키스탄 언급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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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이달 열린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에 불참한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의식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파키스탄과 관련된 언급을 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이 소식통을 인용해 29일 보도했다.
모디 총리는 당초 이달 26~28일 3일 일정으로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리는 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양국 간 무역 최종 합의가 발표될 것이라는 현지 매체의 보도도 있었다.
다만 인도 총리는 회의에 불참한 채 영상으로 연설하는 데 그쳤다. 이번 아세안 정상회의 의장국을 맡은 말레이시아의 안와르 이브라힘 총리는 앞서 23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인도에서 현재 디파발리 축제가 진행 중이라 (모디 총리가) 영상으로 (정상회의에) 참석할 것"이라며 "저는 그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인도 정부 관계자들은 모디 총리가 아세안 회의에 참석해 트럼프 대통령과 회동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또다시 파키스탄에 대한 발언을 할 것을 우려했다고 블룸버그에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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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워싱턴 로이터=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2월 13일 미국 백악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진행 중이다. 2025.02.14 [email protected] |
인도와 미국 간 관계는 최근 20년 만에 최악의 수준으로 악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월부터 관세 등과 관련한 무역 협상을 시작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해 합의가 지연되던 중 5월 초 인도와 파키스탄이 무력 충돌한 것이 미·인 관계에 타격을 줬다. 이에 더해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산 원유 수입과 관련해 인도에 25%의 제재성 추가 관세를 부과하면서 미·인 관계는 급속도로 악화했다.
인도는 4월 인도령 카슈미르에서 발생한 총기 테러의 배후에 파키스탄이 있다며 5월 초 파키스탄을 공습했고, 이에 파키스탄도 대응에 나서며 사실상 핵보유국인 두 나라는 전면전 직전까지 갔다가 수일 만에 휴전했다.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이 인도와 파키스탄의 휴전 과정에서 중재 역할을 했다고 주장했고, 이후 친파키스탄 행보를 보이면서 모디 정부에 외교·정치·경제 어려움을 안겨줬다는 관측을 낳았다.
인도 측의 반박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이 인도·파키스탄 휴전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는 주장을 반복해왔던 상황에서 모디 총리가 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해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더라도 뚜렷한 성과를 얻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다는 게 소식통들의 전언이다.
인도에서 현재 진행 중인 지방선거도 모디 총리의 쿠알라룸푸르 행에 영향을 줬을 것으로 여겨진다.
모디 총리가 내주 예정된 북동부 비하르주(州) 의회선거를 위한 유세를 이끌고 있는 가운데, 쿠알라룸푸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난 결과가 당황스러운 상황으로 이어질 것을 피하고자 했다는 지적이다.
한편 모디 총리는 2014년 취임 이래 2022년을 제외하고는 아세안 정상회의에 불참한 적이 없다. 2020년과 2021년 아세안 정상회의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영상으로 개최됐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쿠알라룸푸르 방문 일정 중 중요한 일정이 태국과 캄보디아 간 평화협정 서명식 참석이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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