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시황/뉴스

트럼프 관세 수입에 올해 美 재정 적자 축소…부채 비용은 계속 늘어

컨텐츠 정보

본문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격적으로 추진한 관세 정책 등에 힘입어 올해 미국 예산 적자가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16일(현지시간) 미 재무부 발표에 따르면 2025 회계연도 미국의 재정적자가 1조7,750억 달러로 1년 전 기록한 1조 8,170억 달러 대비 410억 달러 감소했다. 지난달 30일 종료된 2025 회계연도(9월 30일 종료)는 트럼프 대통령 2기 임기 약 9개월을 포함한다.

연간 적자가 줄어든 것은 2022년 이후 처음으로, 당시에는 코로나19 경기부양책이 종료되며 정부 지출이 감소했었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인한 세수 증가와 교육 지출 삭감이 의료·연금 프로그램 및 국채 이자 비용 증가를 일부 상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3e8d6cec39941ba068cd497e4f223ecf-1.jpg
상호 관세 발표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블룸버그]

이번 재정적자 축소에는 사상 최대 규모인 순 관세 수입 1,950억 달러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 이는 전년 대비 1,180억 달러 증가한 것으로, 트럼프 행정부가 새로 도입한 관세가 본격 반영된 결과다.

지난 9월 한 달간 관세 수입은 297억 달러로, 8월의 295억 달러보다 증가했지만 상승 속도는 다소 둔화됐다. 이는 2024년 9월(73억 달러)의 4배 이상 수준이다.

하지만 이러한 강력한 신규 세수원은 기업세 감소로 상당 부분 상쇄됐다.

2025 회계연도 기업세 총수입은 4,860억 달러로 790억 달러 감소했다. 특히 9월 한 달 동안 450억 달러가 줄었는데, 이는 올해 1월 1일로 소급 적용된 '전액 설비비 상각(full expensing)'과 연구개발비 공제 확대 조치가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해당 조치는 7월 공화당이 주도한 의회에서 통과된 세제 및 지출 법안의 일환이다.

2025 회계연도의 세수와 지출은 모두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총 세수는 5조2,350억 달러로 전년 대비 3,170억 달러(6%) 증가했는데, 주로 개인소득세(원천징수 및 비원천징수분) 증가가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총 지출은 7조100억 달러로, 전년 대비 2,750억 달러(4%) 증가했다.

2025 회계연도의 마지막 달인 9월, 재무부는 1,980억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180억 달러(147%) 증가로, 사상 최대 규모다.

기업과 개인의 분기별 세금 납부 시기가 겹치는 9월에는 전통적으로 흑자가 발생한다. 9월 세수는 5440억 달러로 전년 대비 170억 달러(3%) 증가했으며, 지출은 3460억 달러로 전년보다 1,010억 달러(23%) 감소했다.

이번 월간 흑자는 최근 통과된 세제 및 지출 법안에 따른 교육부 예산 1,310억 달러 삭감의 영향이 컸다. 2025년 9월의 교육 관련 지출은 전년 동월 대비 1,230억 달러 감소했다. 2025 회계연도 전체 기준으로, 교육부 지출은 350억 달러로 전년 대비 2,330억 달러(87%) 급감했는데, 이는 모든 부처 중 최대 폭의 삭감이다.

관세 수입 증가와 교육 예산 삭감에도 불구하고, 사회보장·메디케어·메디케이드(의료 프로그램)·국채 이자 지출은 계속 늘었다.

특히 국채 이자 비용은 1조2,160억 달러로 전년 대비 830억 달러(7%) 증가해 사회보장 다음으로 큰 지출 항목이 됐다. 사회보장 지출은 1조6,470억 달러로, 전년보다 1,270억 달러(8%) 증가했다.

책임 있는 연방예산위원회의 마야 맥기니스 회장은 "관세 수입 증가라는 긍정적인 소식이 있지만, 주요 지출 항목은 모두 늘고 특히 의무지출과 이자 지출은 심각하게 증가하고 있다"며 "재정의 근본적인 구조는 여전히 매우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전날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경제성장 촉진과 지출 억제를 통해 적자 비율을 3%대까지 낮추겠다"고 밝혔지만, 예산 분석가들은 해당 목표에 진전이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펜실베이니아대 펜워튼 예산모델의 켄트 스메터스 소장은 "이번 정책 변화는 단지 세입과 지출 항목을 맞바꾼 수준일 뿐, 실제로 적자를 줄이지는 못하고 있다"며 "미국의 재정은 여전히 지속 불가능한 경로에 있다"고 평가했다.

[email protected]

관련자료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